
태을천존
청화궁
「손님한테 없는 걸 찾았어요. 그게 약이에요.」

- 이름
- 태을천존(太乙天尊)
- 사는 곳
- 동극 청화궁
- 원전
- 「소리를 따라 고통을 건진다.」 아홉 머리 사자를 타고 괴로움에서 건져 낸다
괴로울 때 부르면 그 소리를 듣고 온다는 신이 있어요. 도교의 태을구고천존(太乙救苦天尊) 이에요. 이름에 든 구고(救苦)가 곧 고통에서 건진다는 뜻이에요. 앞의 태을(太乙)은 태일(太一)과 같은 말로, 옛사람들이 하늘의 가장 높은 자리를 부르던 이름이에요.
소리를 따라 간다
이 신을 가리키는 말로 「심성구고(尋聲救苦)」가 있어요. 소리를 찾아가 고통을 건진다는 뜻이에요. 누가 어디서 부르든 그 소리가 난 곳으로 간다고 해요.
괴로움을 듣고 찾아간다는 결이 불교의 관세음보살과 닮아서 두 신을 나란히 견주는 일도 많아요. 관세음보살이 여러 몸으로 나타나 중생을 건진다면 태을구고천존은 열 방위 어디든 소리 난 곳으로 몸을 나눈다고 전해요.
소리를 찾아가 고통을 건진다.
산 이와 죽은 이를 함께
도교에서 세상을 떠난 이의 넋을 건지는 의식을 올릴 때 이 신을 모셔요. 넋이 괴로운 곳에 머물지 않고 좋은 곳으로 건너가도록 비는 자리예요.
도교 장례에서 도사는 이 천존의 이름을 부르며 넋이 어두운 문을 지나 밝은 곳으로 건너가게 해 달라고 빌어요. 그래서 도교 장례 자리에는 이 천존의 그림이 걸리는 일이 많아요.
산 사람의 괴로움부터 죽은 이의 괴로움까지 맡은 셈이라, 도교의 여러 신 가운데에서도 가장 너그러운 자리에 있다고 여겼어요.
동쪽 끝의 궁
태을구고천존이 머무는 곳은 동쪽 끝의 청화 세계라고 해요. 해가 뜨는 쪽이에요. 긴 밤을 지나 처음 빛이 드는 자리에서 괴로운 이를 맞는 신으로 읽을 수 있어요.
도교에서 이 천존을 기리는 글은 «청화장락계 동극묘엄궁(靑華長樂界 東極妙嚴宮)»으로 시작해요. 즐거움이 오래가는 동쪽 끝 청화 세계의 묘엄궁이라는 뜻이에요. 이어서 아홉 빛깔 연꽃 자리에 앉는다는 대목이 나와요.
청화장락계, 동극묘엄궁.
아홉 머리 사자
그림 속 이 신은 머리가 아홉 달린 사자, 구두사자(九頭獅子)를 타요. 사자만 보여도 이 천존인 줄 알 만큼 뚜렷한 표식이에요.
『서유기』에는 이 사자가 몰래 땅에 내려와 구령원성(九靈元聖)이라는 요괴 노릇을 하는 대목이 있어요. 옥화주에서 손오공 일행의 무기를 훔쳐 간 사자 요괴들의 할아비로 나와요. 손오공 일행이 애를 먹다가 동극묘엄궁으로 주인인 태을구고천존을 찾아가고 천존이 직접 내려와 사자를 데려가요.
없는 것이 약이 된다
명리에는 용신(用神)이라는 말이 있어요. 사주에서 모자라거나 기운 곳을 채워 균형을 잡아 주는 기운이에요. 흔히 사주의 약이라고 불러요.
넘치는 것을 덜고 모자란 것을 채운다는 생각은 괴로움을 건진다는 이 신의 일과 닮았어요. 아픈 자리를 먼저 보고 거기 맞는 것을 찾는 순서까지요.
명나라 장남(張楠)의 『명리정종』은 사주의 치우친 곳을 병(病), 그것을 고치는 기운을 약(藥)이라 부르는 병약설을 폈어요. 병이 있어야 약이 귀해진다는 말도 이 책에서 널리 퍼졌어요. 용신을 찾는 길은 이 밖에도 강약을 맞추는 억부, 차고 더운 기운을 맞추는 조후처럼 여럿이 있어요. 조후는 한겨울에 태어난 사주에는 불기운을, 한여름에 태어난 사주에는 물기운을 먼저 찾는 식이에요.
통관은 서로 부딪히는 두 기운 사이에 다리를 놓는 기운을 찾는 길이에요. 쇠와 나무가 맞서면 그 사이에 물을 두어 쇠가 물을 낳고 물이 나무를 기르게 하는 식이에요. 이 가운데 무엇을 앞세울지는 사주마다 달라요.
지천명의 태을천존
지천명의 태을천존은 강자아가 맡은 「타고난 내 그릇」에 곁에 서서, 그 그릇을 채우는 기운인 용신을 짚어요. 고통을 건지는 것이 본디 직분인 신이라 이 물음 앞에 서요.
무엇이 넘치고 무엇이 모자란지를 보고 손님을 살리는 기운이 어디서 오는지를 찾아 드려요. 그 기운을 곁에 두는 법까지가 이 신의 자리예요. 용신을 이 신에게 맡긴 것은 원전에 없는, 지천명이 지은 이야기예요.
손님한테 없는 걸 찾았어요. 그게 약이에요.이 신 이야기 서재에서 보기
태을천존이 맡던 물음은 남두성군이 함께 봐 드려요. 남두성군 내 인생 대운 지도에 들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