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소정, 『백사전』 서호의 흰 뱀 여인
천 년을 닦아 사람이 된 흰 뱀이 허선과 혼인했다가 뇌봉탑 아래 갇힌 이야기예요.
「의심이 먼저 오면 사람이 안 보여요. 판부터 봐요.」

- 이름
- 백소정(白素貞)
- 사는 곳
- 항주 서호. 허선을 처음 만난 단교 곁
- 곁에 선 이
- 허선, 아내를 의심했던 남편
- 원전
- 천 년을 닦은 흰 뱀이 사람이 되어 허선과 혼인했다. 법해의 말에 남편이 아내를 의심했고, 단오에 웅황주를 마신 뒤 본모습이 드러났다(『백사전』 · 풍몽룡 「백낭자영진뇌봉탑」)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중국의 큰 민간 전설 넷 가운데 하나인 『백사전』은 그 순간을 한가운데 둔 이야기예요. 주인공은 흰 뱀 백소정이에요.
| 칸 | 내용 |
|---|---|
| 이름 | 백소정(白素貞) |
| 다른 이름 | 백낭자(白娘子) |
| 처음 꼴을 갖춘 곳 | 풍몽룡 『경세통언(警世通言)』 권28 「백낭자영진뇌봉탑」(명) |
| 사는 곳 | 항주(杭州) 서호(西湖) |
| 곁 | 시녀 소청(小靑) |
| 짝 | 허선(許仙 · 옛 판본은 許宣) |
| 갇힌 곳 | 서호 남쪽 뇌봉탑(雷峰塔) |
서호의 빗속에서 빌린 우산
이야기는 오래 입으로 전해 오다 명나라 풍몽룡이 엮은 『경세통언』의 「백낭자영진뇌봉탑」에서 지금의 뼈대를 갖췄다고 봐요. 천 년을 닦은 흰 뱀이 사람의 모습으로 항주 서호에 내려와요. 곁에는 푸른 뱀 소청이 시녀로 따랐어요. 그 책에서 백낭자로 불리던 여인은 뒤의 판본에서 백소정이라는 이름을 얻어요.
봄비 내리는 날, 서호에서 젊은이 허선이 배를 함께 탄 두 여인에게 우산을 빌려줘요. 그 우산을 돌려받으러 찾아간 일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혼인해요. 지금은 이 만남을 흔히 서호의 단교(斷橋)와 함께 떠올려요.
뒤의 판본에서는 백소정이 사람이 되려 한 까닭도 덧붙어요. 오래전 허선이 어린 흰 뱀의 목숨을 구해 준 일이 있어, 그 은혜를 갚으러 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혼인은 우연한 만남이면서 오래 미뤄 둔 인연을 갚는 일로 그려져요.
의심이 문을 연 날
금산사의 승려 법해(法海)가 허선에게 아내가 요괴라고 일러 줘요. 허선은 아내를 믿다가도 그 말을 떨치지 못해요.
단오에 웅황주(雄黃酒)를 마신 백소정이 본모습을 드러내고, 그 모습을 본 허선은 놀라 쓰러졌다고 전해요. 뒤의 판본에서는 백소정이 먼 산에서 선초를 구해 와 남편을 살렸다는 이야기가 덧붙어요. 웅황주는 단오에 뱀과 독충을 물리친다고 믿어 마시던 술이에요.

금산사의 물과 뇌봉탑
뒤의 판본에서는 법해가 허선을 금산사에 붙잡아 두자 백소정이 물을 불러 절을 덮는 대목이 들어가요. «수만금산(水漫金山)»이라 부르는 장면이에요. 그러나 이야기의 끝에서 백소정은 법해의 손에 뇌봉탑 아래 갇혀요.
『경세통언』의 판본은 여기서 허선이 출가하는 것으로 맺어요. 청나라 방성배의 희곡 『뇌봉탑전기』를 비롯한 뒤의 판본으로 갈수록 백소정은 남편을 지키려 애쓰는 아내로 그려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점점 백소정 쪽으로 기울었어요. 백소정의 아들이 자라 탑 앞에 절을 올린다는 대목이 덧붙은 판본도 있어요.
뇌봉탑은 실제로 서호 남쪽에 서 있던 탑이에요. 1924년에 무너졌다가 2002년에 다시 세워졌어요. 사람들은 오래 이 탑을 보며 누가 더 모질었는지를 물어 왔어요. 아내의 정체였는지, 남편의 의심이었는지요.
사람들은 백소정을 어떻게 기억하나요
서호를 찾는 사람들은 지금도 단교와 뇌봉탑을 『백사전』과 함께 걸어요. 저녁 햇살에 물든 뇌봉탑, «뇌봉석조(雷峰夕照)»는 서호의 열 가지 풍경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어요.
이야기는 연극과 영화, 드라마로 끝없이 다시 만들어졌어요. 대만 드라마 「신백낭자전기」는 중화권에서 오래 사랑받았고 서극 감독의 영화 「청사」는 시녀 소청의 눈으로 이 이야기를 다시 그렸어요. 판본이 바뀔 때마다 백소정은 조금씩 더 사람에 가까운 아내가 되어 왔어요.

그림 속 백소정을 알아보는 법
흰 비단옷을 입은 여인이 기름종이 우산을 든 모습으로 자주 그려져요. 곁에 푸른 옷의 소청이 서 있으면 백소정이라고 봐도 좋아요. 지천명 그림의 백소정도 은빛 수를 놓은 흰 비단옷에 접은 기름종이 우산을 들었어요.
지천명의 백소정
지천명의 백소정은 「혹시, 바람피우는 걸까?」를 맡아요. 의심 하나가 부부를 갈라놓는 일을 제 몸으로 겪은 신이라서요. 곁에는 순풍이와 천리안 형제가 서서 듣고 본 것을 보태요.
백소정은 의심을 부추기지 않아요. 그 사람의 판에 정말 마음이 흩어지는 때가 있는지, 내 불안이 먼저 커진 것인지를 나눠서 봐요. 서호에서 손님을 맞는 백소정은 원전에 없는, 지천명이 지은 이야기예요.
의심이 먼저 오면 사람이 안 보여요. 판부터 봐요.
자주 묻는 것
백소정과 백낭자는 같은 인물인가요?
네, 같은 인물이에요. 『경세통언』에서는 백낭자로 불렸고 뒤의 판본에서 백소정이라는 이름을 얻었어요.
뇌봉탑은 실제로 있나요?
항주 서호 남쪽에 있는 탑이에요. 1924년에 무너졌고 지금 탑은 2002년에 다시 세운 거예요.
『백사전』의 결말은 하나인가요?
판본마다 달라요. 『경세통언』은 백낭자가 탑 아래 갇히고 허선이 출가하는 것으로 맺고 뒤의 판본에는 아들이 탑 앞에 절을 올리는 대목 같은 이야기가 덧붙어요.
출처 · 풍몽룡 『경세통언(警世通言)』 권28 「백낭자영진뇌봉탑(白娘子永鎭雷峰塔)」(명) · 방성배 『뇌봉탑전기(雷峰塔傳奇)』(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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