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현녀, 황제에게 병법과 음양을 전한 여신
가장 높은 하늘의 여신이에요. 싸움의 법과 맞물림의 법을 함께 전했어요.
「날에도 병법이 있어요. 이 일에 맞는 날을 골라요.」

- 이름
- 구천현녀(九天玄女)
- 사는 곳
- 구천(九天)
- 곁에 선 이
- 황제(黃帝), 음양을 배운 임금
- 원전
- 소녀와 함께 황제에게 음양이 맞물리는 법을 가르쳤다(『현녀경』). 병법도 전했다

잘 맞는다는 건 무엇이 맞는다는 걸까요. 성격일 수도, 때일 수도, 몸일 수도 있어요. 옛사람들은 그 모두를 음양이 맞물리는 일로 봤어요. 그 이치를 가르쳤다는 여신이 구천현녀(九天玄女) 예요.
| 칸 | 내용 |
|---|---|
| 이름 | 구천현녀(九天玄女) |
| 다른 이름 | 현녀(玄女) · 구천낭랑 |
| 맡은 일 | 병법 · 음양 · 양생 |
| 나오는 곳 | 『운급칠첨』 「구천현녀전」 · 『수호전』 |
| 곁 | 황제(黃帝) · 소녀(素女) |
| 사는 곳 | 구천(九天) |
높은 하늘의 여신
구천(九天)은 가장 높은 하늘을 이르는 말이고 현(玄)은 검고 깊다는 뜻이에요. 이름만으로도 멀고 높은 곳의 신이라는 게 드러나지요. 송나라 때 엮인 도교 총서 『운급칠첨』에는 「구천현녀전」이 실려 그 내력을 적었어요.
탁록의 싸움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싸움터의 이야기예요. 황제가 탁록에서 치우와 싸우며 고전할 때 현녀가 내려와 병법을 전했고 황제가 그 덕에 이겼다고 전해요.
치우는 구리 머리에 쇠 이마를 가졌다고 전하는 싸움의 신이에요. 『산해경』 「대황북경」에는 치우가 바람의 신 풍백과 비의 신 우사를 불러 큰 비바람을 일으켰고 황제가 가뭄의 신 발(魃)을 내려 비를 그치게 한 끝에 치우를 죽였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탁록은 지금의 하북 땅으로 전해요.
그 뒤로 현녀는 병법의 신으로도 모셔졌어요. 육임이나 기문둔갑 같은 이론도 현녀가 황제에게 전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요. 싸움에서 이기려면 때와 자리를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 여신에게 모인 셈이에요.
송강에게 내린 천서
명나라 소설 『수호전』에도 구천현녀가 나와요. 쫓기던 송강이 환도촌의 사당으로 숨어들었다가 꿈인 듯 현녀를 만나 천서 세 권을 받아요. 하늘의 뜻을 대신 행하라는 당부와 함께요. 소설 속에서도 현녀는 길을 잃은 사람에게 싸움의 법을 건네는 여신이에요.

음양이 맞물리는 법
현녀가 전한 것이 병법만은 아니었어요. 소녀(素女)와 함께 황제에게 음양이 맞물리는 법을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현녀경(玄女經)』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어요. 『소녀경』과 함께 짝을 이뤄 전하는 책이에요.
옛사람들은 이 가르침을 몸을 기르는 양생의 한 갈래로 여겼어요. 두 사람의 기운이 서로를 살리는 쪽으로 만나야 한다고 봤어요. 병법과 음양이 한 여신에게서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니에요. 둘 다 서로 다른 두 힘이 언제 어디서 맞물리는지를 읽는 법이니까요.
음양(陰陽)은 해와 그늘처럼 서로 맞서면서도 서로를 있게 하는 두 기운이에요. 명리에서도 사주의 글자마다 음과 양이 있어 두 사람의 글자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봐요.
소녀(素女)는 거문고를 타는 여신으로도 전해요. 『사기』 「봉선서」에는 하늘 임금이 소녀에게 쉰 줄 거문고를 타게 했다가 소리가 너무 슬퍼 스물다섯 줄로 줄였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흔한 오해
현녀와 소녀의 이름이 붙은 옛 양생서를 몸의 기술만 적은 책으로 여기는 일이 많아요. 옛 책들은 두 사람의 기운이 상하지 않고 서로 살아나는 것을 앞세웠어요. 오래 함께한 짝의 몸과 마음을 같이 돌보라는 가르침으로 읽혀 온 까닭이에요.
맞는다는 말이 여러 뜻이에요.
그림 속 구천현녀
구천현녀는 봉황 관을 쓰고 긴 옷자락을 늘어뜨린 여신의 모습으로 모셔지는 일이 많아요. 지천명은 현녀를 붉은 붓 자국이 옅게 남은 긴 노란 부적 두루마리를 펼쳐 든 모습으로 그려요. 하늘의 글을 건네는 여신이라는 뜻이에요.
구천현녀를 모신 사당은 타이완과 중국 남부에 지금도 여럿 남아 있어요.
지천명의 구천현녀
지천명 이야기에서 구천현녀는 구천에 머물고 곁에 음양을 배운 임금 황제가 서요. 따로 맡은 판은 없고 조비연이 맡은 «식은 밤, 다시 불붙이기»에 조연으로 서요.
현녀는 두 사람의 사주에서 음양이 어디서 맞물리고 어디서 엇갈리는지를 짚어요. 병법을 가르친 여신이기도 해서 맞지 않는 자리를 흉으로만 말하지 않아요. 어긋나는 곳을 알면 맞춰 갈 길도 보인다는 쪽으로 읽어 드려요.
오래 함께한 사이의 밤이 식는 것도 두 기운이 맞물리는 때와 자리가 어긋난 일로 볼 수 있어요. 현녀는 어느 한쪽을 탓하기보다 두 사람의 결이 지금 어디서 엇갈리는지를 짚어요. 병법에서 이기는 쪽이 힘센 쪽보다 때와 자리를 아는 쪽이었듯이요.
자주 묻는 것
구천현녀와 서왕모는 같은 신인가요?
다른 신이에요. 다만 황제와 치우의 싸움을 다룬 옛이야기에서 서왕모가 현녀를 보냈다고 풀기도 해서 두 여신이 함께 나오기도 해요.
『현녀경』은 어떤 책인가요?
현녀가 소녀와 함께 황제에게 음양이 맞물리는 법을 가르쳤다는 내용을 담은 양생서예요. 『소녀경』과 짝을 이뤄 전해요.
『수호전』의 현녀는 무엇을 했나요?
쫓기던 송강에게 천서 세 권을 내려 주며 하늘의 뜻을 대신 행하라고 당부했어요.
출처 · 『운급칠첨(雲笈七籤)』 「구천현녀전」(송) · 시내암 『수호전(水滸傳)』(명) · 『현녀경(玄女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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