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공주, 버려진 딸이 저승 길을 열다
버림받고도 약수를 구해 부모를 살리고 죽은 이를 이끄는 신이 된 무가 「바리공주」의 주인공이에요.
「버려진 자리에서도 길은 열려요. 아픔 끝에 새 길이 있어요.」

- 이름
- 바리공주
- 사는 곳
- 저승 길 끝, 약수를 구하러 간 서천서역국
- 원전
- 일곱째 딸이라 버려졌던 공주가 저승에서 약수를 구해 와 부모를 살리고, 죽은 이를 저승으로 이끄는 무조신이 되었다(무가 「바리공주」)

우리 무속에서 죽은 이를 저승으로 보내는 굿을 할 때 부르는 긴 노래가 있어요. 서사무가 「바리공주」, 흔히 바리데기라고 부르는 이야기예요. 지역마다 부르는 사람마다 줄거리가 조금씩 다르지만 뼈대는 하나예요. 버려진 딸이 부모를 살리고 길을 여는 신이 된 이야기예요.
| 칸 | 내용 |
|---|---|
| 이름 | 바리공주 |
| 다른 이름 | 바리데기 |
| 맡은 일 |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이끌기 |
| 무가 | 서사무가 「바리공주」 |
| 부모 | 오구대왕과 길대부인 |
| 구해 온 것 | 서천서역국의 약수 · 살리는 꽃 |
| 부르는 자리 | 진오귀굿 · 오구굿 · 씻김굿처럼 넋을 보내는 굿 |
버려진 일곱째 딸
오구대왕은 길대부인과의 사이에서 딸만 일곱을 낳았다고 해요. 일곱째도 딸이자 왕은 아이를 옥함에 담아 물에 띄워 버렸어요. 버린 공주라서 바리공주라 불렀다고 전해요.
바리공주는 남의 손에서 자랐어요. 판본에 따라 바리공덕 할아비 할미가 거두어 길렀다고도 해요. 버려진 딸이 남의 손에서 컸다는 뼈대는 어디서나 같아요.
서천서역국의 약수
세월이 흘러 왕과 왕비가 함께 큰 병에 걸려요. 서천서역국의 약수를 구해 와야 낫는다는 말에 여섯 언니는 모두 핑계를 대고 물러섰어요. 그 길을 나선 이가 버려졌던 막내였어요.
저승 너머의 길은 멀고 험했다고 해요. 바리공주는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났고, 가는 길에 고통받는 넋들을 만나 달래 주었다고 전해요. 약수를 지키는 무장승을 만나서는 약수값으로 물 긷기, 불 때기, 나무하기를 하며 여러 해를 보냈어요. 그와 혼인해 아들들을 낳은 뒤에야 약수를 얻었다고 해요.
바리공주 이야기는 지역마다 약수를 지키는 이의 이름, 함께 낳은 아들의 수, 약수를 얻는 과정이 조금씩 달라요. 그래도 버려진 딸이 길을 떠나 약수를 들고 돌아온다는 줄기는 어디서나 같아요. 그 길이 고되게 그려질수록 돌아온 딸의 걸음이 무겁게 들려요.

상여 앞에서 되살린 부모
돌아오는 길에 바리공주는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의 상여와 마주쳐요. 가져온 약수와 숨살이꽃, 뼈살이꽃, 살살이꽃 같은 꽃으로 부모를 되살렸다고 전해요. 버렸던 딸이 부모에게 다시 숨을 불어넣은 셈이에요.
되살아난 왕은 바리공주에게 상을 내리려 했어요. 바리공주는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이끄는 일을 맡았다고 해요. 판본에 따라 무장승과 아들들도 저마다 맡은 자리를 얻어요.
약수를 들고 돌아온 딸 앞에서 여섯 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전하는 판본이 많아요. 끝까지 길을 간 사람이 누구였는지 이야기는 굳이 따지지 않고 보여 줘요.
왜 무당의 조상신인가요
바리공주는 산 사람의 세상과 죽은 이의 세상을 다 다녀온 이예요. 그래서 무당들은 바리공주를 무당의 조상신, 무조신으로 모셔요. 넋을 위로하는 굿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서울의 진오귀굿, 동해안과 경상도의 오구굿, 전라도의 씻김굿처럼 이름은 달라도 넋을 보내는 자리에서 바리공주의 길이 불려요.
이 이야기는 오래 «버려진 딸의 효»로 읽혔어요. 요즘에는 버림받은 자리에서 스스로 길을 내어 끝내 다른 이의 길잡이가 된 사람의 이야기로도 많이 읽어요. 여러 소설과 연극, 그림책이 이 이야기를 다시 지었어요.

그림 속 바리공주를 알아보는 법
무속 그림에서 바리공주는 무당의 옷차림에 방울이나 부채를 든 여신으로 그려지곤 해요. 지천명 그림의 바리공주는 흰빛 · 붉은빛 · 푸른빛이 겹친 무복에 긴 띠를 두르고, 약수를 담은 작은 표주박을 한 손에 들었어요.
지천명의 바리공주
지천명의 바리공주는 「이 이별, 언제쯤 괜찮아질까?」에 함께 나와요. 항아 곁에 월하노인과 함께 서요.
버림받고도 먼 길을 다녀와 새 자리를 얻은 신이라 이별의 아픔을 끝으로만 읽지 않아요. 아픔이 어느 때 잦아드는지, 그 끝에서 손님이 어떤 길을 새로 열게 되는지를 짚어 드려요. 이 대목은 무가에 없는, 지천명이 지은 이야기예요.
이별 뒤에는 내가 버려졌다는 마음이 오래 남기도 해요. 바리공주는 그 마음을 서둘러 덮지 않아요. 아픔이 손님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그 길 끝에서 무엇을 들고 돌아오게 되는지를 함께 봐요.
버려진 자리에서도 길은 열려요. 아픔 끝에 새 길이 있어요.
자주 묻는 것
바리공주와 바리데기는 같은 이야기인가요?
네, 같은 이야기예요. 서사무가 「바리공주」를 흔히 바리데기라고도 불러요. 지역과 부르는 무당에 따라 줄거리가 조금씩 달라요.
바리공주는 왜 무조신인가요?
이승과 저승을 다 다녀오고 죽은 이의 넋을 저승으로 이끄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무당들은 바리공주를 무당의 조상신으로 모셔요.
바리공주 이야기는 어떤 굿에서 부르나요?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보내는 굿에서 불러요. 서울의 진오귀굿, 동해안의 오구굿, 전라도의 씻김굿이 그런 자리예요.
출처 · 서사무가 「바리공주」(지역별 무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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